[기고] E.H.Karr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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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E.H.Karr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

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26-08-24 오후 12:30:24  | 수정 2026-08-24 오후 12:30:24  | 관련기사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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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향숙 전 고성군의회의원


사학과에 갓 입학했던 스무 살 무렵, 교수님께서 E.H.Karr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레포트를 제출하라는 과제를 내주셨던 적이 있다.

 

모든 것이 풋풋하고 순수했던 그 시절, 이 책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내 뇌리에 남아 내 인생을 좌우하는 책이 되었다.

 

저자 E.H.Karr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이며, 끊임없는 대화로 미래를 결정해 준다라고 말했다.

 

또한,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비추는 거울과 같다. 과거의 사건을 선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현재와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나의 정체성과 사상의 이데올로기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았던 20대 사학도에게 이 같은 통찰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때는 시대적 상황으로 이 책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레포트의 포인트를 맞추어 제출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 육십 평생의 긴 인생 여정을 살아오면서 되돌아보니, 이 책은 젊은 시절의 나를 더 성장하게 만들고, 나의 내면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내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해 준 책이 되었다.

 

'역사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이며, 끊임없는 대화로 미래를 결정해 준다'라는 이 한 구절은, 역사학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나아가 자녀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라는 삶의 근본적인 물음으로 다가왔다.

 

사람은 끊임없이 과거와 현재의 대화 속에서 더 넓은 사유를 향해 나아가 미래를 결정한다.

 

지나온 과거가 고정된 진실이 아니라, 현재에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언제나 내 자신의 내면에는 내가 지나온 환경의 영향을 받고 있고, 그것이 현재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살아가고 있는지와 연결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

그 사람의 과거를 보고 현재를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바라보면 그 사람의 미래 또한 유추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인생을 좌우하는 책 한 권쯤은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얼마 전 TV에서 68세의 남성의 사연을 본 적이 있다.

14세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기신 산을 잘 지키라는 유언을 받들어, 평생 물려받은 산에 나무도 심고 잘 가꾸며 살았다는 이야기였다.

이후 그는, 공기업을 퇴직하고 산이 좋아 산에서 나무와 더불어 산다고 했다.

 

훗날 알고 보니, 그때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산은 산소를 뜻했던 말이었는데, 그때 그는 그 어린 나이에 산 전체로 생각하고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어 지금은 산과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교수님께서 주신 과제는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라는 메시지였겠지만, 내게 이 책은 나의 정체성은 물론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인생의 지침서가 되었다.

 

뜨거운 2026년 여름의 끝자락에서 나의 20대를 되돌아보면서 ㅡ오늘을 다시 바라본다.


- 김향숙 전 고성군의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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